간경화는 간에 흉터가 쌓여서 간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입니다. 간경화는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심해지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간경화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 예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간경화의 정의와 원인
1.1 간경화란 무엇인가?
1.1.1 간의 구조와 기능
간은 인체에서 가장 큰 내장기관으로, 몸 안에서 많은 역할을 합니다. 간은 혈액을 정화하고, 영양소를 저장하고, 당질과 단백질을 합성하고, 호르몬과 담즙을 분비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간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세포들은 간세포라고 부릅니다. 간세포는 건강한 상태에서는 계속해서 증식하고 수복할 수 있습니다.
1.1.2 간경화의 발생 과정과 결과
하지만 간세포가 오랫동안 손상되면, 흉터 조직이 생기게 됩니다. 이 흉터 조직은 섬유화라고 부르며,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의 구조와 기능이 저하됩니다. 이렇게 간에 흉터가 쌓여서 간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을 간경화라고 합니다. 간경화는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간 기능이 저하되고, 혈액 순환이 방해되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1.2 간경화의 주요 원인
1.2.1 만성 B형 간염과 C형 간염
간경화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성 간염입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 B형, C형, D형, E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B형과 C형이 가장 많습니다. B형과 C형 바이러스는 혈액을 통해 전파되며, 주로 출생 시 모체로부터 감염되거나, 주사기나 침구 등의 공유로 인해 감염됩니다. B형과 C형 바이러스는 급성으로 발병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만성으로 전환됩니다. 만성 B형과 C형 바이러스는 장기간에 걸쳐서 간세포를 손상시키고, 섬유화와 경화를 유발합니다.
1.2.2 알코올 남용
간경화의 또 다른 흔한 원인은 알코올 남용입니다. 알코올은 간세포에 독성을 미치고, 염증과 섬유화를 촉진합니다. 알코올 남용은 남성의 경우 하루에 60g 이상, 여성의 경우 하루에 40g 이상의 순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알코올 남용은 간경화뿐만 아니라, 지방간염, 간암, 위궤양, 고혈압 등 다른 질환의 위험도 증가시킵니다.
1.2.3 지방간염
지방간염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질환입니다. 지방간염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대사 장애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방간염은 단순히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간세포에 염증과 섬유화가 동반됩니다.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라고 부르며,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1.2.4 자가면역성 간염과 윌슨병
자가면역성 간염은 면역계가 정상적인 간세포를 공격하는 질환입니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주로 여성에게 발생하며, 원인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만성적으로 간세포를 파괴하고, 섬유화와 경화를 초래합니다.
윌슨병은 체내에서 구리를 제거하지 못하는 유전질환입니다. 윌슨병은 간뿐만 아니라 뇌, 눈, 신장 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윌슨병은 간세포에 구리가 축적되어 손상시키고, 섬유화와 경화를 일으킵니다.
2. 간경화의 증상과 진단
2.1 간경화의 초기 증상
2.1.1 소화 기능 저하와 관련된 증상
간경화는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 기능이 저하되면서 소화 기능도 함께 저하됩니다. 이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소화불량, 구토, 체중 감소, 식욕 부진, 위부불쾌감, 오심 등
- 당질과 단백질 합성 장애로 인한 저혈당증, 저알부민혈증 등
- 담즙 분비 장애로 인한 황달, 가려움증, 다크 유린(진한 색의 소변), 클레이 스툴(창백한 색의 대변) 등
2.1.2 독소 제거 장애와 관련된 증상
간은 혈액을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간경화가 되면 독소를 제거하지 못하고 혈액에 쌓이게 됩니다. 이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두통, 피로감, 기억력 저하, 집중력 저하, 불안감, 우울감 등 신경 정신적 증상
- 간성 뇌증으로 인한 의식 장애, 혼란, 경련, 혼수 등 심각한 증상
2.2 간경화의 합병증과 관련된 증상
2.2.1 황달
황달은 간 기능 저하로 인해 혈액에 담즙 색소인 빌리루빈이 과다하게 쌓이는 상태입니다. 황달은 피부와 눈의 황색 변화로 나타납니다. 황달은 간경화뿐만 아니라, 담도 폐색, 간암, 비장 비대 등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2.2.2 복수
복수는 복강 내에 비정상적으로 액체가 축적되는 상태입니다. 복수는 간경화로 인해 간 정맥의 압력이 증가하고, 혈액 순환이 방해되는 현상인 간성 심부전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복수는 복부 팽만감, 호흡 곤란, 소화 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2.2.3 간성 뇌증
간성 뇌증은 간 기능 저하로 인해 독소가 제거되지 못하고 뇌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입니다. 간성 뇌증은 의식 장애, 혼란, 경련, 혼수 등의 신경 정신적 증상을 유발합니다. 간성 뇌증은 생명에 위협적인 합병증으로, 긴급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2.2.4 정맥류 출혈
정맥류 출혈은 간경화로 인해 간 정맥의 압력이 증가하고, 다른 정맥으로 우회되는 현상인 정맥류 형성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정맥류는 주로 식도와 위에 형성되며, 이들이 파열되면 심한 출혈을 일으킵니다. 정맥류 출혈은 구토혈(토하는 피), 흑변(대변에 피가 섞여 검은색을 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2.3 간경화의 진단 방법
2.3.1 혈액 검사
간경화의 진단은 주로 혈액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혈액 검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간 기능 검사: AST, ALT, ALP, GGT, LDH 등의 효소와 T-Bil, D-Bil 등의 담즙 색소를 측정하여 간세포의 손상 정도와 담즙 분비 기능을 평가합니다.
- 합성 기능 검사: TP, Alb, A/G 비 등의 단백질과 Glu 등의 당질을 측정하여 간세포의 합성 기능을 평가합니다.
- 응고 기능 검사: PT, INR, APTT 등의 지표를 측정하여 간세포가 분비하는 응고인자의 기능을 평가합니다.
- 바이러스성 간염 검사: HBsAg, Anti-HBs, Anti-HBc, HBeAg, Anti-HBe 등의 B형 간염 항체와 Anti-HCV 등의 C형 간염 항체를 측정하여 바이러스성 간염의 감염 여부와 활동도를 평가합니다.
2.3.2 영상 검사
간경화의 진단은 또한 영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영상 검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간 초음파 검사: 간의 크기, 모양, 조직, 혈류 등을 살펴보고, 간경화의 정도와 합병증의 유무를 평가합니다.
- 간 CT 검사: 간의 구조와 혈류를 세밀하게 살펴보고, 간경화의 정도와 합병증의 유무를 평가합니다.
- 간 MRI 검사: 간의 구조와 혈류를 더욱 정밀하게 살펴보고, 간경화의 정도와 합병증의 유무를 평가합니다.
- 간 조영술 검사: 혈관에 조영제를 주입하고 X-선 촬영을 통해 간의 혈류 상태를 살펴보고, 간경화의 정도와 합병증의 유무를 평가합니다.
2.3.3 조직 검사
간경화의 진단은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직 검사입니다. 조직 검사는 간에 바늘을 삽입하여 조직을 채취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입니다. 조직 검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섬유화 정도: 섬유화는 흉터 조직이 얼마나 많이 생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섬유화는 0단계부터 4단계까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4단계가 가장 심한 경우입니다.
- 염증 정도: 염증은 간세포에 얼마나 많은 염증세포가 침윤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염증은 A단계부터 D단계까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D단계가 가장 심한 경우입니다.
3. 간경화의 치료와 예방
3.1 간경화의 치료 방법
3.1.1 원인 치료
간경화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원인 치료는 간세포의 손상을 줄이고, 섬유화와 경화를 막거나 늦추는 것이 목적입니다. 원인 치료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만성 B형 간염과 C형 간염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여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간세포의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항바이러스제는 주로 구강제나 주사제로 투여되며, 장기간에 걸쳐서 복용해야 합니다.
- 알코올 남용의 경우: 금주가 필수적입니다. 금주는 간세포에 독성을 미치는 알코올을 제거하고, 염증과 섬유화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 지방간염의 경우: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대사 장애를 관리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방간염을 개선하면 간경화의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자가면역성 간염과 윌슨병의 경우: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사용하여 면역계의 과잉 반응을 억제하고, 간세포의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윌슨병의 경우에는 킬레이트제를 사용하여 구리를 배출할 수 있습니다.
3.1.2 합병증 치료
간경화의 치료는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합병증 치료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황달의 경우: 담즙 색소를 감소시키기 위해 콜레스티라민 등의 약물을 복용하거나, 담도 폐색이 원인이라면 내시경적으로 담도를 확장하거나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 복수의 경우: 복수를 제거하기 위해 복강 천자술이라고 하는 방법으로 복부에 바늘을 삽입하여 액체를 빼내거나, 복막 투석이라고 하는 방법으로 복강 내에 특수한 액체를 주입하여 혈액과 교환하는 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복수의 발생을 막기 위해 소금 섭취량을 제한하거나, 이뇨제나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 간성 뇌증의 경우: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젖산산균제나 안티비오틱스 등의 약물을 복용하거나, 장내 영양제나 아미노산 주사 등으로 영양 상태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성 뇌증의 발생을 막기 위해 고단백 식이를 피하거나, 장내 PH를 조절하기 위해 젖산산균제나 젖산염 등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 정맥류 출혈의 경우: 출혈을 멈추기 위해 내시경적으로 정맥류에 고무 밴드를 묶거나, 조직 접착제를 주입하는 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출혈의 재발을 막기 위해 베타차단제나 진정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거나, 간 정맥과 체정맥 사이에 인공적인 통로를 만드는 TIPS라고 하는 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3.1.3 간 이식
간경화가 심해져서 간 기능이 중단될 때에는 간 이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간 이식은 건강한 간 조직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아서 자신의 간과 교체하는 시술입니다. 간 이식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 방법이지만, 기증자 부족, 비용 문제, 면역억제제의 부작용 등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3.2 간경화의 예방 방법
3.2.1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 접종 및 검사
간경화의 가장 흔한 원인인 바이러스성 간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 접종입니다. B형 간염과 A형 간염에 대한 예방 접종은 보건소나 병원에서 접종할 수 있습니다. C형 간염에 대한 예방 접종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므로, 혈액을 통한 감염을 피하기 위해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바이러스성 간염의 감염 여부와 활동도를 파악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3.2.2 알코올 섭취 제한 및 금주
간경화의 또 다른 흔한 원인인 알코올 남용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알코올 섭취량을 제한하거나 금주하는 것입니다. 알코올 섭취량은 남성의 경우 하루에 20g 이하, 여성의 경우 하루에 10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코올 남용으로 인한 간손상은 초기에는 회복될 수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서 지속되면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3.2.3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
간경화의 원인 중 하나인 지방간염을 예방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식습관은 고지방, 고칼로리, 고당분 음식을 피하고, 신선하고 다양한 채소와 과일, 적정량의 단백질과 탄수화물,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운동 습관은 적어도 주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대사 장애를 예방하고 개선하며,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고, 간세포의 기능을 증진시킵니다.
간경화는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와 건강관리가 중요합니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